반갑습니다. 국어하는 기미재입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기초 문법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오류는 언제든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체언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대명사의 개념에서는 지시대명사, 인칭대명사가 무엇인지 간단한 예시와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주의할 점은 제가 대명사를 가르칠 때에는 무조건적인 암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서 같은 대명사의 쓰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습하실 때에는 '대명사들을 외워버려야지.'가 아닌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야지.'가 되어야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대명사 :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대신 나타내는 단어
영문법에 익숙한 학생들은 인칭 대명사, 소유 대명사, 지시 대명사 ... 등을 외우겠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구요?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문법 부분을 학습할 때 필수적인 내용만 암기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부가적인 것들은 외려 정보의 양만 늘릴 뿐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개념의 의미를 단단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무의미한 암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제 이름은 김희재입니다. 근데 제가 저를 부를 때
"희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많이 하기는 합니다.) 제가 저를 부를 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때 '희재'라는 이름을 대신해서 부르는 단어 '나'. 대명사입니다. 제 여자친구 이름을 부를 때 "~야"라고 부르지 않고 '너'라고 부를 때도 있죠? 이때 이름을 대신해서 부르는 단어. '너' 또한 대명사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지 않고 묶어서 '우리'라고 부르게 됩니다. 모두가 명사 대신 쓰이기에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저기로 가자"
'우리'가 가고자 하는 '저기' 또한 일정한 이름이 있을겁니다. 술집이든, 슈퍼든, 혹은 공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름을 부르지 않고 '저기'라고 지칭하기 때문에 대명사가 되겠습니다. 우선 이렇게 대명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시고, 지시 대명사와 인칭 대명사를 학습하시면 됩니다.
① 지시 대명사
어떤 사물이나 처소(장소), 시간 등을 이르는 대명사
문법서에서는 지시대명사를 다시 '처소 대명사' '사물 대명사'로 나눕니다. 우선은 큰 개념부터 살피면 지시대명사는 어떤 사물이나 처소, 시간을 이르는 대명사입니다. 묶어서 그냥 '지시 대명사'라고 암기하시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학교 문법에서 일정한 대명사를 두고 '처소 대명사'인지 '사물 대명사'인지 묻는 지엽적인 문제는 내신 시험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으며, 모의고사에 출제된다 하더라도 보기를 통해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간을 이르는 '언제'와 같은 대명사는 시간을 나타내는 대명사인데, 이 때 '시간'의 개념을 처소로 분류할지, 사물로 분류할지 논란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하실 것이 또 하나 있는데, '이때, 그때'와 같은 단어들은 명사로 사용됩니다. (저때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이곳, 저곳'은 대명사인데 '이때, 그때'는 왜 명사인가요? 라고 물으신다면..
'이때, 저때'와 같은 개념은 어떠한 시간을 드러내는데 그것이 너무나도 범주가 막연하기에.. 즉, 구체적인 개념을 대신한다고 말할 수 없기에.. 명사로 쓰인다고 하는 썰이 있는데.. '언제는 희재가 좋다고 매달렸으면서!' 와 같이 쓰일 때는 잘 모르는 과거의 일정한 때를 대신하는 대명사로 쓰이면서.. 명확한 해답이 아니기에 그냥 이렇게 보는 관점도 있다고 보시고 넘어가면 됩니다.
문법은 논란이 있는 부분을 전부 파고들면 머리가 아파집니다. 여러분들이 배우는 문법이 원래 논란이 많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훑어내고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학교 문법' 부분이 따로 정리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도 많습니다. 깊게 파고 들어가는 태도는 좋은 학습 태도일 수는 있으나, 성적을 받기에는 어렵겠지요. 고민은 제가 대신하고 여러분들은 단순하게 암기가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사물을 가리키는 '이것, 그것, 저것, 무엇’과 처소를 가리키는 ‘여기, 거기, 저기, 어디' 등이 있습니다. '저쪽' 과 같은 단어는
'우리 저쪽으로 가자.'
와 같이 장소를 나타낼 때에는 처소 대명사,
'저쪽이 저한테 먼저 그랬어요.'
와 같이 사람을 지칭할 때에는 인칭 대명사로 쓰입니다.
'이, 그, 저' + 것 = 사물 대명사
'이, 그, 저' + 쪽, 곳, 어긔 = 처소 대명사 (이+어긔 = 여기)
② 인칭 대명사
사람을 가리키는 대명사
인칭 대명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대명사입니다. 1인칭, 2인칭, 3인칭 / 3인칭 대명사의 하위 갈래로 재귀 대명사. 그리고 부정칭, 미지칭 대명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칭 대명사 부분은 대명사를 외우는 것이 아닌 개념을 학습하기를 권장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뒤의 예문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1인칭, 2인칭, 3인칭 대명사를 이야기 할 때에는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각 대명사를 외우는 것이 아닌 각 인칭의 개념이 어떤 의미인지를 가장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인칭대명사는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해당 인칭의 개념은 영문법에서도 동일하니,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인칭의 상황은 대화의 상황을 가정합니다.
1인칭 : 발화자, 그리고 발화자를 포함한 대상을 지칭할 때. (예: 나, 우리, 본인, 저, 저희 ...)
2인칭 : 발화자의 말을 듣는 청자를 지칭할 때. (예: 너, 당신, 그대..)
3인칭 : 발화자와 청자의 대화 사이에 없는, 그 외의 사람들을 지칭할 때. (예: 그, 그녀..)
위의 예문에서 보았던 '저쪽' 이라는 대명사는 사람을 지칭하면 삼인칭 대명사, 장소를 지칭하면 지시 대명사(처소 대명사)로 쓰입니다. 이제는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사극을 보면 왕이 본인을 이렇게 지칭합니다.
'짐'의 의견은 그러한데, 경들은 어떠한가?
이제 왕이 말하는 '짐'이 일인칭 대명사라는건 쉬이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③ 미지칭 , 부정칭
미지칭 : 가리키는 대상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어디인지를 모를 때 (대상은 정해짐)
부정칭 : 가리키는 대상이 분명하지 않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을 때 (대상이 불분명)
미지칭은 가리키는 대상이 '정해져있는데 무엇인지 모르는 것'. 부정칭은 '정해지지 않은 것' 입니다. '누구', '어디', '언제' '무엇' 과 같이 구분이 불분명하여 여러분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영문법을 접근하는 것과 같이 '미지칭 부정칭 다 외워버려야지~'로 접근하면 헷갈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간단한 예로 살펴보겠습니다.
예시 1 : 희재가 밤길을 걷다가 못된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여리고, 가느다란 체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겁에 질릴 수 밖에 없죠. 학생들이 "아저씨. 돈 좀 있으면 내놔봐." 하며 다가올 때 희재는 도망치는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겁에 질린 희재가 도망가며 "살려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할 때의 '누구'는 '부정칭'으로 쓰인 예시입니다.
예시 2 : 희재가 성공적으로 도망치고, 집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했습니다. 서둘러 경찰에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떨리는 손으로 꺼내고 있는데, 집 밖의 문에서 '쾅쾅쾅'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겁에 질린 희재는 말합니다. "밖에 누구요!" 할 때의 '누구'는 '미지칭'으로 쓰인 예시입니다.
재미있는 예시를 두 개 들어 설명한 이유는 같은 대명사가 미지칭으로도, 부정칭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아까 말했던 대명사를 무지성으로 암기해서는 안되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상황과 맥락'입니다. 간단한 구분법입니다. 그리고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미지칭'은 구체적 대상은 있지만 그 속성이 무엇인지 모를 때. '부정칭'은 속성과 대상 둘 다 정하지 않았을 때.
- '아무'를 넣었을 때 말이 되면 부정칭이라고 봅니다. ('아무나' 까지는 넣어보세요!)
- 대상이 있지만 굳이 밝히지 않는 경우 또한 부정칭입니다. (예: 나 그냥 누구 만나고 왔어.)
- 미지칭은 대상이 누구인지 모르기에 알기 위해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 그게 무엇이니?)
④ 3인칭 대명사 - 재귀 대명사
재귀 대명사는 한 문장 내에서, 문장의 앞에 나왔던 체언을 다시 지칭할 때 씁니다. 주의해야할 포인트가 있기는 합니다. 다음과 같은 예시가 있겠습니다.
그는 자기만 잘생겼다고 이야기한다.
해당 예문에서 '자기'는 문장의 앞에 나온 '그'를 지칭하기에 재귀 대명사입니다. 구분하기가 조금 까다로운 문장들이 주로 문제로 출제됩니다. 주로 1인칭, 2인칭 대명사들과 구분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문장의 앞에 나왔던 대상을 다시 지칭한다는 개념만 탄탄하게 잡아두시면 어렵지 않습니다. '자기', '저(제)', '저희' , '당신', '자신'등의 재귀 대명사가 있습니다. 예문 세 개중 두 개만 재귀 대명사가 쓰인 예시입니다. 쉽게 구분하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이기적이라 저희밖에 몰라요.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할아버님은 당신께 거스르는 일이 있으면 호되게 야단을 치곤 하셨어요.
※ 재귀 대명사의 주의할 점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생들이 질문합니다. "선생님. 다음과 같은 상황의 대명사도 재귀 대명사로 볼 수 있나요?"
김희재. 그의 미모는 과연..
볼 수 없습니다. 이 때의 '그'는 선행하는 '김희재'를 지칭한다기보다 김희재를 지칭하는 인칭 대명사 '그'로 쓰였다고 봅니다.
그는 그의 미모를 사랑했다.
'이때는 앞의 그를 지칭하는 것 맞죠!' 라고 해도 아닙니다. 이때는 문장을 비문으로 처리합니다. 문법에 맞게 쓰인 문장은 '그는 자신의 미모를 사랑했다.'라고 재귀 대명사를 쓰는 것을 올바른 문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위의 두 부분은 논란이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기술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학교 문법'과 '국립 국어원'의 기준을 삼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룬 문법들의 논란이 되는 부분만 모아서 따로 한 편을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만약 학교 내신을 대비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선생님의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 내신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직시(直視)와 대용(代用)
국립국어원 피셜 대명사를 사용하는 두 가지 용법입니다.
직시 : 어떤 상황 맥락에서 파악되는 대상을 직접 가리키는 용법
대용 : 말이나 글 속에서 앞 혹은 뒤에 나타난 다른 말을 가리키는 용법
대명사가 직시의 용법으로 사용된 예문입니다.
희재는 정말 그분이 싫더라.. 말이 좀 거칠어.
이것은 뭐라고 부르는 물건입니까?
대명사가 대용의 용법으로 사용된 예문입니다.
너 알아? 그거 이제 사용 안되는 쿠폰이야.
이거 봤어? 오만원이 떨어져있네?
구조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우리 말의 대명사에는 '지시 대명사' , '인칭 대명사'가 있습니다.
'지시 대명사'는 '처소 대명사', '사물 대명사'로 나뉩니다.
'인칭 대명사'는 '1인칭', '2인칭', '3인칭' 대명사로 나뉘고, '미지칭 / 부정칭'은 따로 다룹니다. '재귀 대명사'는 3인칭 대명사의 하위 범주로 다룹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학생들이 학습할 때 각 대명사를 외우는 것이 아닌, 세 개념을 전부 언어 현상처럼 생각하고 다루어주었으면 합니다. 문법이 암기할 양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외우는 것만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지양하는 것이 높은 성적을 받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질문이나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다음 글에는 '수사'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국어 문법 > 형태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품사 8. 관계언 - 조사 (0) | 2023.01.30 |
---|---|
품사 7. 체언 - 수사 (0) | 2023.01.04 |
품사 5. 체언 - 명사 (1) | 2022.12.28 |
품사 4. 용언 - 규칙 활용, 불규칙 활용 (5) | 2022.12.25 |
품사 3. 용언 - 본 용언, 보조 용언 (3) | 2022.12.20 |
댓글